외국기업 “고객 마음을 훔쳐라”…이색 마케팅기법 눈길

  • 입력 2005년 1월 13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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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고객 1000만 명을 만나고 주말이면 파티장에서 젊음을 만끽(?)하라.’

국내 진출 외국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톡톡 튀는 이색 서비스 팀을 꾸려 소비자 마음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고객 서비스가 고객센터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람의 체온까지 전하는 ‘마인드 케어(Mind Care)’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P&G는 최근 고객과의 소통 전담팀인 ‘인터치(In-Touch) 팀’을 꾸리고 1년 동안 소비자 1000만 명 만나기에 나섰다.

인터치 팀은 각종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 자선활동,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과 만나 이들의 건의를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반영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팀은 또 ‘내부 고객’인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활동도 벌이고 있다.

최병욱 한국P&G 대외업무총괄본부장은 “고객이 왕이라는 신념 하에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이 팀을 꾸렸다”며 “외국기업을 중심으로 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대일 서비스가 보다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계 맥주회사인 하이네켄의 ‘그린 인조이 팀’은 주말 저녁마다 서울 홍익대 앞, 대학로, 청담동 등의 파티장을 찾아 젊은 층과 어울리며 이들의 취향을 마케팅에 반영하고 있다.

이 팀은 작년 11월 하이네켄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맥주로 만들자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제안으로 출범했다. 팀원은 ‘새벽까지 놀고도 지치지 않는 열정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선발했고 영업부 마케팅부 재무부 등 주요 부서 임직원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출신 요제프 흘라바츠 사장은 “현재 이들은 다소 ‘낡은’ 느낌이었던 하이네켄에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젊은 층에서 소비가 늘어나는 등 매출 확대는 물론이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코리아는 ‘손실 예방팀’이라는 이름으로 고객 안전 도우미 전담 조직을 꾸렸다. 이 팀은 매장 내에서 다치거나 불편을 느끼는 등 고객의 ‘손실’을 줄이는 게 지상 과제다.

손실 예방팀은 24시간 매장에 상주하며 무거운 짐을 든 고객을 위해 택시를 잡아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고객 만족 업그레이드를 위해 뛰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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