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땐 싸고 쓴 소주, 호황땐 시원한 맥주…술 소비량 경기따라

  • 입력 2005년 1월 2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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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쁠 때는 소주가, 좋을때는 맥주가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한 해 동안 만 19세 이상 성인 1인당 맥주 소비량은 53.1L로 전년(54.9L)보다 3.3% 감소했다. 그러나 소주는 24.6L에서 26.0L로 5.7% 증가했다.

1인당 맥주 소비량은 1983∼2003년 29.3L에서 53.1L로 81.2%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소주는 같은 기간 24.7L에서 26.0L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맥주와 소주의 소비량 추이는 경기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1987년 한 해 동안 32.5L에 그쳤던 맥주 소비량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고 우리 경제가 제2의 도약을 하면서 △1988년 38.1L △1990년 46.1L △1992년 53.0L로 급증한 것.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실업자가 속출하자 맥주 소비량은 1998년 46.7L로 크게 떨어졌다가 2000년 경기가 회복되면서 50.8L, 2002년 54.9L 등으로 다시 늘었다.

반면 소주는 1996년까지 24.7L로 소비량 증가세가 미미했지만 1998년 26.4L로 급증했다가 △2000년 25.4L △2002년 24.6L로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싸고 맛이 쓰기 때문에 돈이 없고 심리적으로 어려울 때 잘 팔리지만 맥주는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고 시원해 호황기에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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