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고객-사회 3중 밀착경영’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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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은 직원과 고객, 사회에 대한 ‘3중 밀착 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고객과 사회가 은행에 고마움을 느끼도록 하면 은행의 성과는 저절로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원대연 기자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은 직원과 고객, 사회에 대한 ‘3중 밀착 경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고객과 사회가 은행에 고마움을 느끼도록 하면 은행의 성과는 저절로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원대연 기자
신한은행 신상훈(申相勳·56) 행장은 ‘열린 경영’을 강조한다. 올해 8월 19일 은행 인트라넷에 ‘시공초월’이라는 직원과의 사이버 대화방을 열었다.

첫 대화 상대는 서울 상도동지점의 행원 10여 명. 신 행장이 사이트에 입장하자 아이디(ID)가 ‘방카의 여왕’인 여자 행원이 메시지를 날렸다.

“행장님 방가∼, 방가∼.”

사이버 채팅에 익숙하지 않은 신 행장이 당황스럽게 비서에게 물었다.

“저게 무슨 말이지요?” (신 행장)

“저어∼, 반갑다는 말입니다.” (비서)

신 행장은 그제야 “나도 방가 방가 입니다”라고 입력했다.

‘방카의 여왕’은 “저는 우리 지점의 방카쉬랑스(은행연계보험) 전문가”라고 자랑을 하더니 “행장님, 피자 사주세요”라고 졸랐다.

신 행장은 다시 당황했다. 그러나 빙그레 웃으며 비서를 통해 피자 5판을 전화로 지점에 배달시켰다.

이렇게 시작된 ‘시공초월’의 토론회는 이달 17일까지 모두 14번 열렸다. 그는 매주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40분 동안 대화한다. 부서 현안에 대한 행원들의 의견과 행장의 답변이 오가고 은행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행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시공초월에서 나온 아이디어 덕분에 올해 8월 은행의 ‘징글’(회사를 홍보하는 노래의 일종)이 새롭게 바뀌고 9월에는 신한여자농구단이 창단됐다.

신 행장은 매주 일요일 오전 가족과 교회에 가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직원과 고객, 사회와 함께 보낸다. 직원 고객 사회에 대한 ‘3중 밀착 경영’을 위해서다.

“직원도 고객도 사회도 처음 다가서는 것이 어렵습니다. 시공초월에서의 첫 대화에서 제가 당황했던 것처럼요. 하지만 자꾸 대하고 알면 다가서기 쉽고 효과도 점점 커집니다.”

그가 직원들에게 다가서는 채널은 다양하다. ‘호프의 날’에는 직원들과 맥주를 마신다. 아무리 바빠도 직원 경조사는 직접 챙긴다. 전 현직 직원들의 복지를 챙기기 위해 최근 ‘직원만족센터’를 열었다.

올해 하반기 이후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해지자 고객 중소기업들을 직접 찾아 현장을 방문하는 일도 늘어났다.

“안산시화, 부산녹산, 인천남동 등 한국의 대표적인 공단은 대부분 가봤습니다. 현장에서 본 고객의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더군요.”

그는 행원 전체가 몸소 지속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토요일인 이달 11일 수원의 소년소녀 가장 30명과 더불어 ‘사랑방 큰 잔치’ 행사에 참석했다.

신 행장은 사회체육 진흥에도 앞장선다. 올해 전국 3000개 배드민턴 클럽에 1만여 개의 네트를 기증했다. 신한은행장배 전국 배드민턴대회도 처음 열었다.

그의 ‘3중 밀착 경영’은 은행의 영업성과를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1∼9월 당기순이익 6934억 원을 냈다. 사상 최대의 이익이다.

신 행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산업은행을 거쳐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오사카지점장, 자금부장, 신한금융지주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은행장에 취임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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