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채권단 "LG그룹 채권 매입하겠다"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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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LG카드 채권단은 13일 "LG그룹이 추가 출자전환에 응하지 않으면 LG카드를 청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모든 책임은 LG그룹에 있다"고 밝혔다.

또 LG그룹이 출자전환에 응하지 않고 채권단만 증자에 참여할 경우 LG그룹이 갖고 있는 LG카드 회사채 등 1조1750억 원을 현금할인 매입(CBO) 방식으로 26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우리은행 농협 기업은행 등 주요 채권은행 부행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산은 최용순(崔容淳) LG카드지원단장은 "LG그룹이 끝까지 협조하지 않으면 LG카드를 청산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경우 금융권이 공동으로 LG그룹에 대한 여신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나종규(羅鍾圭) 이사는 현금할인 채권 매입 방안에 대해 "최악의 경우 LG그룹이 가진 채권 1조1750억 원을 2600억 원에 사들인 뒤 남는 돈 만큼 채무 면제이익을 발생시켜 채권단의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런 내용을 이날 LG그룹에 통보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LG그룹 보유 채권 1조1750억 원 가운데 8750억 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출자전환은 채권을 가진 계열사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계열사들이 LG카드를 또 지원하면 공시 위반이 돼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서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재차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LG그룹 대주주들이 LG카드 주식을 팔면서 내부자 정보를 이용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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