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영…“미래 기업환경 대처할 핵심인재 키워라”

  • 입력 2004년 12월 12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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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이른바 ‘우수반’까지 편성해 핵심인재 확보 및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내년부터 핵심인재 관리능력을 임원급 인사평가에 30%, 팀장급 인사평가에 20% 반영키로 했다.

이는 기존 인력운용 체계나 조직으로는 급속하게 글로벌화하는 미래 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국내 다른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2일 LG화학에 따르면 이 회사는 대리부터 차장까지 전체 4500명 가운데 5%인 200여명을 철저한 보안 속에 ‘미래 핵심인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HPI(High Potential Individual) 글로벌매니저 과정’으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1997년 글로벌 감각을 갖춘 미래 경영자를 육성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대상자는 매주 회사의 주요 이슈와 관련된 사항을 집중 교육받고 있다. 또 미국의 보스턴대, 듀크대, 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 과정 및 1년 과정의 해외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에도 우선적으로 선발된다.

LG화학은 이들 인재가 점차 회사 간부로 성장하자 최근 ‘우수반’ 제도를 팀장 및 임원급으로까지 확대했다.

2002년부터는 팀장급 핵심인재 50명 안팎을 매년 미국 보스턴대 혁신학교에 보내 어학 능력을 집중 연마시키고 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 과정’을 개설, 핵심 임원들이 미국의 세계적인 화학기업과 주요대학을 방문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육근열(陸根烈) LG화학 인사담당 상무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글로벌화가 급진전되면서 기업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재는 모자랐다”며 “외부에서 선발한 핵심인재는 사내(社內) 문화 적응에 시일이 걸리는 데다 몇몇 신사업 분야에 집중돼 있어 글로벌 감각을 갖춘 내부 핵심인재 육성이 시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사업 구상과 인재육성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러시아, 인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이제는 최소한 사업 시작 3년 전부터 지역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의 ‘우수반’ 편성에 대한 사내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노인호(盧仁浩) 인사팀장은 “우수반을 ‘인 앤 아웃(In&Out)’제로 운영하는 만큼 해마다 재평가를 통한 진출입이 자유롭다”면서도 “나머지 직원들의 소외감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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