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뿐 아니라 팬택앤큐리텔 등이 최근 SK㈜의 주식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어 SK㈜로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원군(援軍)’을 만났다.
한편 10일 SK㈜ 전체 지분의 5.6%에 해당하는 720만 주(약 4500억 원)가 3차례에 걸쳐 ‘자전(自轉)거래’ 방식으로 매매된 것으로 밝혀져 SK㈜ 경영권 분쟁의 향배와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전거래란 같은 증권사 창구를 통해 수량 및 가격을 미리 정해 동시에 매수 및 매도 주문을 내서 이뤄지는 거래를 말한다.
▽삼성전자, SK(주) 지분 1.38% 매입=삼성전자는 10일 사모(私募)펀드를 통해 SK㈜ 주식 40만 주를 256억 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8일과 9일에도 각각 260억 원, 658억 원어치의 SK㈜ 주식을 사들인 바 있어 삼성전자가 보유한 SK㈜ 주식은 180만 주(지분 1.38%)로 늘었다. 지금까지 SK㈜ 주식 매입에 투입된 돈은 1174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또 8일 사모펀드에 새로 가입한 2500억 원 가운데 남아 있는 1300여억 원도 SK㈜를 포함한 우량주 매입에 쓸 방침이이서 지분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포리올과 팬택앤큐리텔도 지원 나서=기초 유기화합물 제조업체인 한국포리올은 10일 이사회를 열어 SK㈜ 주식 46만 주가량을 300억 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앤큐리텔은 2일 1000억 원을 들여 SK㈜ 전체 주식의 1.12%인 144만3000주를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또 SK㈜ 정유공장이 자리 잡고 있는 울산상공회의소는 최근 직원 및 법인 명의로 1500주(1억5000만 원 상당)를 사들였다.
▽관심 끄는 SK㈜ 주식 대규모 자전거래=삼성전자 등의 움직임과 별도로 10일 SK㈜ 주식 5.6%가 삼성증권과 UBS 창구를 통해 각각 360만 주씩 자전거래됐다. 삼성증권과 UBS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누가 누구한테 넘겼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자전거래가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다툼과 직접 관계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전거래 물량 720만 주는 SK㈜ 지분 전체의 5.6%로 SK㈜의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대규모여서 주목된다. 특히 제3자로부터 SK㈜와 소버린 가운데 어느 한 곳으로 넘어갔다면 그 매수자가 경영권 다툼에서 결정적 우위에 설 수 있다.
이철용 기자 lcy@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김태한 기자 freewill@donga.com
최근 한국기업들의 SK(주) 주식매입 현황 | ||
일시 | 기업명 | 매입액 |
12월2일 | 팬택앤큐리텔 | 1000억원 |
8일 | 삼성전자 | 260억원 |
9일 | 삼성전자 | 658억원 |
10일 | 삼성전자 | 256억원 |
한국포리올 | 300억원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