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車-철도 부품업체 동양주공

  • 입력 2004년 12월 7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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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 철도용품 등을 주로 생산하는 인천 남동공단의 동양주공㈜은 정년이 넘어서까지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동종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회사 정년은 55세. 하지만 정년을 넘은 56∼65세 직원이 12명이나 된다. 최고령자는 올해 74세의 남두현씨(현장 기술지도 주임).

남씨는 “다시 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회사에 고마운 마음 뿐”이라며 “후배들도 잘 따라줘 일 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퇴직자가 원하면 회사에 남아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퇴직 직전 받았던 급여와 직급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는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이 현장에 남아 기술 지도를 해 주는 것이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백광일 사장(57)은 “퇴직자가 원하면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은 직장을 위해 평생을 바쳐 온 직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말했다.

퇴직자에 대한 예우만큼이나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매주 화요일 회사 강당에서는 한마음토론회가 열린다. 현장 근로자와 관리자가 참여하는 이 자리에서는 직원들의 요구사항 등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토론 끝에 결정된 사항은 거의 수용되고 개선된다.

이러한 토론 문화는 백사장이 이 회사의 모기업이었던 동양철관㈜ 재직시절 현장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직원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대화가 없으면 노사관계가 끝없는 갈등구조에 빠져들어 회사가 어려움에 봉착한다는 것.

동양주공은 1994년 4월 1일 동양철관㈜의 경영합리화 방침에 따라 주조사업부가 분리되면서 설립됐다.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된 주조사업부를 분리시킨 것.

백 사장(당시 동양철관 전무)을 비롯한 40여명은 정든 회사를 떠나 작은 회사를 차렸다.

당시 동종업계에서는 “주조(鑄造)만 가지고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컸다.

하지만 전 직원이 일에 매달려 한 달 만에 공장을 정상화시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회사는 설립 당시 월 500t의 주물생산능력을 현재 2000t 규모로 키웠으며 현대, 기아자동차와 미국의 자동차 3사 등에 자동차 부품(미션 케이스 등)을 납품하고 있다.

서울대 공과대 부설연구소와 공동으로 철도, 지하철 레일을 고정시키는 장치물(레일 클립등)을 개발해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 철도청에 납품했다. 이 제품은 국내 철도, 지하철, 고속철 레일 설치 때 90% 가량 공급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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