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백화점업계 내년 대대적 영토확장…2조7000억원 투자

  • 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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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내수 경기 전망은 밝지 않지만 내수 업종인 유통업체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점포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내년에 할인점 이마트 신규 개점 등을 위해 올해 8000억 원보다 25%가량 늘어난 1조 원을 투자해 한 해 투자로는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롯데도 백화점 본점 리뉴얼과 롯데마트 신규 개점 등을 위해 8000억 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총 6500억 원, 까르푸가 2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주요 유통업체의 투자액이 줄잡아 2조7000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가열되는 할인점 경쟁=올해 11개(중국 1개점 포함)의 신규 이마트 점포를 연 신세계는 내년에 서울 양재점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만 10∼12개를 새로 연다. 중국에서도 상하이(上海) 인두(銀都)점 등 3, 4개를 새로 연다. 신세계 관계자는 “다점포 출점 전략을 계속해 할인점 분야에서 2, 3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내년에 서울 한 곳 등 전국에 8∼10개 점을 새로 열 계획이다. 할인점과 슈퍼마켓의 중간 형태인 ‘홈플러스 슈퍼익스프레스’도 수도권에만 20여 개를 새로 연다. 롯데도 할인점 롯데마트를 내년에 10개가량 늘리고 일부 할인점은 리뉴얼하는 데 상당액을 투자한다. 외국계인 까르푸도 경기 화성시, 인천, 전북 전주시 등에 3개 점을 열 계획이다.

각 할인점 업체들이 이처럼 점포를 확장하는 것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 1∼10월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9%(기존 점포 기준) 늘었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리뉴얼 경쟁, 편의점은 숫자 경쟁=롯데는 내년 2월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옆에 명품관을 연다. 옛 미도파백화점 자리의 영플라자와 명품관, 본점 등으로 소공동 일대 ‘롯데 타운’ 구성이 일단락되는 것.

신세계도 내년 하반기에 서울 충무로의 본점 신·증축을 완료해 롯데와 본격 경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세계가 부산 센텀시티 내에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백화점 등 대규모 복합쇼핑몰 공사도 내년에 시작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와 ‘명품관 이스트’의 일부를 리뉴얼하고, 경기 수원 동백점을 새 단장하는 등 약 430억원을 투입한다.

LG유통은 다양한 소매 업종에서 점포를 늘려 나간다는 계획. 현재 1800여 개인 편의점 LG25는 내년에 400∼500개를 늘린다. 신규 사업으로 헬스&뷰티점 ‘왓슨스’도 80∼100평 규모로 수도권에 10여 개 문을 연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한영아(韓榮娥) 소비재팀장은 “국내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불황기에 투자를 늘리면 경기가 회복됐을 때 더욱 확고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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