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적대적 M&A’ 공포…한진해운 외국인지분 절반육박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8시 17분


코멘트
국내 해운업계에 적대적 인수합병(M&A)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에 이어 국내 최대의 해운업체인 한진해운도 외국자본의 지분 확대 공세에 노출되면서 주요 업체들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것. 동북아의 물류허브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해운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공략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칼라일그룹에 대한 물류사업 매각설이 나온 가운데 외국인 지분이 계속 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은 6월 초 26.98%이던 것이 이달 들어 43.65%로 급격히 늘어났다. 노르웨이의 해운 재벌인 존 페트릭슨도 한진해운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박정원 사장은 이와 관련해 “물류사업 부문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칼라일그룹에 대한 피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우호지분이 28%를 넘기 때문에 적대적 M&A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골라LNG측이 지분을 7.42%로 늘린 가운데 같은 노르웨이계 펀드인 스타뱅거폰드포발팅AS 지분도 6.39%에 이르고 있어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에 따라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에 12%의 자사주(自社株)를 넘긴데 이어 우리사주조합에서 233억원을 끌어들이는 등 우호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해운도 골라LNG의 지분이 21%로 늘어나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다. 다만 주요고객인 포스코가 ‘백기사’로 나서 자사주 2.17%를 매입키로 하는 등 우호지분이 늘면서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다.

굿모닝신한증권 남권오 연구원은 “해운업체에 대한 외국자본의 M&A 공세는 호황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한국 해운주는 외국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