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APEC정상회의]후진타오 경제외교 눈에 띄네

  • 입력 2004년 11월 21일 18시 45분


코멘트
칠레 산티아고의 제1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활발한 경제 외교가 눈길을 끌고 있다.

후 주석은 APEC 회의에 앞선 지난 주 남미 순방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로부터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를 획득한 데 이어 칠레와 페루로부터도 이를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또 칠레와 뉴질랜드와는 별도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그동안 중국에 대해 △경제에 대한 국가 간섭이 너무 많고 △법치가 불완전하며 △기업경영 방식의 불투명성 등을 들어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않아 왔다. 각국은 쌍방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며, 중국은 시장경제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MES 확보를 주요 외교 목표로 삼아 왔다. MES로 인정받지 못하면 반덤핑 혐의 조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이번 후 주석의 성과로 중국은 올해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일부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국가에 이어 남미 국가까지 약 30개국을 MES 인정국가로 확보했다.

APEC에 참석한 대부분의 정상들이 재선에 성공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친교와 이라크전쟁 등 반테러 및 북한 핵문제와 같은 정치외교적 사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후 주석이 MES 획득에 경제외교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MES가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 및 선진국의 통상압력 완화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후 주석은 또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시장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현재 고정환율제인 위안화를 변동환율제로 변경할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미국은 중국이 시장경제 국가로 인정받으려면 위안화의 완전 변동환율제 이행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