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시장 전망]고급아파트 “별 영향 없다”

  • 입력 2004년 11월 5일 18시 20분


부동산 시장에서는 종합부동산세 도입 및 거래세 인하 방침이 서울 강남 집값과 거래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세금 증가에 따라 고가(高價) 아파트 소유자나 수요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는 있지만 세금 규모나 과세 범위가 전반적인 집값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종화 세무사는 “강남에 20억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 현재 재산세, 종합토지세 등으로 연간 100만원 남짓을 낸다”며 “종합부동산세에 따라 세금이 50% 늘어봐야 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가 조금 늘었다고 주택을 내놓을 만한 사람이 한 채에 수십억원인 타워팰리스에 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조치로 서울 강남권의 고급 아파트보다는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2채 이상 다주택 보유자들이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위해 자기가 살고 있지 않은 싼 아파트를 팔려고 내놔 오히려 중소형 아파트 값이 더 떨어지는 결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주택전문가들은 거래세 1%포인트 인하가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구, 경기 과천시 등은 주택거래신고제 실시로 거래세가 종전보다 이미 3배 정도 오른 상태”라며 “거래세율이 조금 내린다고 극도로 위축된 주택시장이 움직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기준시가 9억원 경계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실제 가격과 기준시가가 어긋나는 데 따른 분쟁도 예상된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 52평형은 14층 아파트의 시세가 8∼9층보다 1억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국세청 기준시가는 8∼9층이 9억3500만원, 14층은 8억원 정도여서 시세가 싼 층의 주민들이 더 많은 세금을 물어야 할 형편이다. 이 때문에 8∼9층의 기준시가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가 해당 구청에 접수되고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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