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내년 사업계획 골머리…“유가-환율 종잡을 수 없으니”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27분


연말이 다가오면서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환율 등 각종 경제 여건이 내년에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좀처럼 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은 이원화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R&D)과 인재 확보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적극 나서되 전체적으로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

현대자동차 등 일부 기업은 내수와 수출을 분리해 수출 위주의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LG그룹은 내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 R&D, 인재경영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영기조가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공격 경영은 아니다”며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을 목표로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금호아시아나 등 항공업계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에 사원 교육 및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사업단위별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지만 환율과 유가 움직임이 불투명해 연말이 돼야 그룹 차원의 사업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내수가 아직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수출 위주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면 재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출과 내수가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각 계열사의 사업계획을 취합해 다음 달 중순 이후 그룹 차원의 사업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내년까지 각 계열사의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세운 SK그룹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내년을 ‘뉴 SK’를 실현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 아래 계열사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늘려 나갈 방침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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