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수익 좇는 MMF ‘주의보’… 신용낮은 위험자산 편입

  • 입력 2004년 10월 6일 18시 24분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3.5%대까지 떨어지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단기 유동화하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내린 8월 12일 이후 이달 4일까지 MMF 수탁액은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최근 저금리로 채권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 운용사의 MMF 수익률이 연 3.7%까지 오른 것도 MMF 편중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유동성이 생명인 MMF에 고수익을 좇는 자금이 몰리면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스크도 높은 MMF=MMF는 자산운용사가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고객의 돈을 모아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 1개월만 맡겨도 환매수수료 없이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데 이용된다.

그러나 최근 MMF 투자 경향은 단기자금 운용이 아니라 높은 수익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6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MMF 운용수익률은 최고 3.7%, 최저 3.1%로 수익률이 0.6%포인트까지 차이난다.

자산운용사가 MMF를 운용할 수 있는 투자 범위는 채권 CP 등 단기 금융상품에 한정돼 있다. 그런데도 수익률 차이가 큰 것은 편입자산 가운데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나 만기가 길어 환매에 제때 응하기 힘든 위험자산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MMF에 편입되는 자산의 신용등급을 강화하고 만기를 단축하는 내용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7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6개월 동안은 반드시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경과기간이어서 일부 자산운용사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종전처럼 위험 자산의 비중을 높여 운용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MMF 수익률이 0.2%포인트 차이 나는 두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할 경우 하루 이자 차이는 500원에 불과하다”면서 “수익률이 높은 업체보다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MMF 쏠림은 그 자체가 문제=증권업계는 MMF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을 ‘부풀대로 부푼 풍선’에 비유한다.

시장 심리가 MMF를 외면하는 쪽으로 바뀌면 대량 환매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삼성투신운용 이동근 채권1팀장은 “작년만 해도 3, 4월 카드채 사태, 11월 단기금리 급등 등으로 일부 자산운용사는 제때 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매년 한두 번씩 환매사태가 생겼다”면서 최근 MMF 투자 과열을 우려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리스크가 다소 크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자산 위주로 투자해 왔던 일부 자산운용사는 유동성이 높은 우량 자산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정보 취득이 기관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는 MMF 투자 때 믿을 만한 운용사와 판매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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