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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7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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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는 7일 배포한 ‘활기찬 경제, 깨끗한 사회’ 홍보책자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그래프로 보여주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고(高)유가와 고물가, 수출증가세 둔화, 내수침체 장기화 조짐 등으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 4.6%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3.7%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재경부는 또 경기회복세의 근거로 산업생산이 올 2·4분기(4∼6월)에 12.3% 증가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비와 투자부문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인 79.4%로 추락했다.
이와 함께 올해 1∼7월 물가상승률이 3.5%로 안정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올라 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8월 생산자물가도 작년 8월에 비해 7.5% 올라 5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출의 경우 올해 1∼7월 38.4%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는 게 재경부의 주장. 하지만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증가율은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며 8월(29.3%)에는 9개월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재경부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한국의 소득분배 불균형이 미국보다 양호하다’고 한 것도 한국경제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소득분배 상태가 가장 나쁜 것으로 알려진 미국과 비교해 소득분배 상황이 양호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김용하(金龍夏) 순천향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사회복지제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득 불균형을 일부 수치로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측은 “미국과 소득분배를 비교한 것은 전문가들을 위해 단순한 참고자료로 만든 것이며 홍보책자에서는 내수침체의 어려움도 언급해 객관적으로 상황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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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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