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안받습니다”…기업들 협력업체에 ‘사양’안내장

  • 입력 2004년 9월 5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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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기업들이 ‘선물 금지 경계령’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기업들은 이번 추석을 계기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윤리경영을 다지겠다는 자세다. ‘굴비상자 2억원 배달 사건’ 등으로 부정한 향응성 금품 제공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강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롯데건설은 최근 임승남 사장 명의로 협력업체 사장들에게 편지를 보내 추석 선물을 보내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LG그룹과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들도 추석 전 협력업체들에 같은 내용을 당부하는 서신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인터넷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도 “선물을 받지 말라”고 당부할 예정.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명절에 과다한 선물을 전달하려다 걸린 부품업체와는 더 이상 거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작년부터 경계령이 강화되면서 선물이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추석이 최대 영업 기회인 유통업체도 이 분위기에 동참했다.

롯데쇼핑은 지난주 협력업체 대표와 임원에게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안내장을 발송한 데 이어 이번주에는 실무 직원들에게도 동참 e메일을 보낼 예정.

신세계는 백화점 및 할인점 이마트와 거래하는 5000여개 협력회사에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협조요청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특히 여기에는 비윤리적인 영업 관행을 계속할 경우 거래상 불이익과 해당 임직원 징계 등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선물을 받게 된 직원은 즉시 ‘금품 수수신고서’를 작성, 신고하고 받은 선물은 즉시 반송해야 한다.

CJ홈쇼핑은 올해 설에 설치한 ‘명절 선물 반송센터’를 이번에도 운영한다. 선물을 받은 직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대리인은 3일 이내에 이를 선물반송센터로 신고할 수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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