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병마개 도금업체 ‘대영금속공업’

  • 입력 2004년 7월 27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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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인천 서구 가좌동 대영금속공업에 다니기 시작한 신동훈씨(29). 2년 전 결혼했고 현재는 회사에서 생산주임을 맡고 있다.

생활고로 어쩔 수 없이 취업전선에 일찍 뛰어 들었지만 신씨는 이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인천보육원출신이 그는 16년 동안 성실히 일을 한 덕분에 어엿한 가장으로 자리잡았다. 결근이나 지각 한번이 없는 신씨는 이 회사에서 ‘성실 맨’으로 통한다.

그는 “딴 생각 하지 않고 일에만 매달렸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더 많은 기술을 배워 기회가 닿으면 기업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신씨와 같은 인천보육원 출신 원생 8명은 1990년 전후로 이 회사에 입사했다. 중간에 퇴사한 직원을 제외하고 4명이 아직 근무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월급을 꼬박꼬박 보육원에 맡겨 관리해온 박모씨(28)의 경우 1억여원의 결혼자금도 마련해 두었다.

이 회사 박순정 사장(54)은 80년대 중반부터 인천보육원을 후원하면서 원생을 직원으로 고용해 홀로서기를 도와주고 있다.

박 사장은 60년대 부산의 한 도금공장에서 말단직원으로 출발해 어렵사리 도금기술을 익혀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생산직에 대한 애착이 크다.

“임가공을 거쳐 이제 단일 상표의 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하고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하면 최고 대우를 해 준다’는 경영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종업원 50여명의 이 회사에는 노조가 없다. 또 동종업종의 이직률이 50%를 웃돌지만 근속연수 10∼20년 이상인 직원이 절반가량 된다.

박 사장은 “동종업계 가운데 급료나 상여금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직률이 낮은 것 같다”며 “근무여건이 열악한 3D업종이어서 작업시설 개선에도 꾸준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고 5000만원까지 주택구입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다. 이 대출자금은 박 사장의 개인 호주머니에서 나오고 있다.

병마개 등에 알루미늄 도금을 해주고 있는 이 회사는 국내 70여개 제약 및 화장품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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