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중 설비투자 비중 환란후 최저

  • 입력 2004년 7월 26일 17시 49분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1·4분기(1∼3월) 중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1·4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설비투자는 2·4분기(4∼6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되지만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설비투자 동향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1·4분기에 GDP 중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8.9%로 1998년 4·4분기(10∼12월)의 8.1% 이후 가장 낮았다.

이 비중은 1997년 12.2%에서 98년 8.4%로 급락했다가 99년 10.3%, 2000년 12.8%로 상승했으나 2001년 11.0%로 다시 낮아진 뒤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 중에서 수입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분기 현재 48.0%로 지난해 말의 42.2%보다 5.8%포인트 상승했다. 설비투자 중 수입자본재 비중은 2001년 32.6%, 2002년 34.3%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휴대전화 등 수출 호조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업종의 투자가 주로 수입장비 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수입자본재가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무역수지가 나빠지고 국내 다른 산업의 생산 및 투자에 기여하는 효과는 작아진다.

한은은 또 지난해 2·4분기(―0.6%)부터 올해 1·4분기(―0.3%)까지 4분기 연속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를 보였던 설비투자가 2·4분기 중 플러스로 돌아서 3·4분기(7∼9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2·4분기부터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따른 ‘통계적 반등’효과와 함께 올해 1·4분기부터 기계장치 투자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김영태(金永泰) 한은 국민소득팀 과장은 “노사관계 불안과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설비투자의 증가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특히 내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설비투자 회복세가 4·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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