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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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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총리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행 통계청 통계는 경제 현상을 제대로 나타내지도 못하는 데다 시의적절하지도 않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전년 동기(同期)와 비교한 수치를 발표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며 “직전 분기와 대비해 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또 “정부와 언론의 관계가 형식에 매달리다보니 언론을 통한 정책 홍보가 미흡했던 데 대해 반성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경제통계 착시(錯視) 논란=이 부총리가 밝힌 통계시스템 변경의 핵심은 주요 지표를 ‘전년 동기 대비’가 아니라 ‘전 분기 대비’로 바꾸겠다는 것.
전년 경제성장률이 낮을 때는 올해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反騰)’, 반대로 전년 성장률이 높을 때는 올해 성장률이 낮게 나타나는 ‘기술적 반락(反落)’이 나타나 경기 판단과 정책 수립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이 부총리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 분기와 비교하는 통계 체계는 최근 동향을 잘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여름철에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등의 계절적 조정 요인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면 ‘또 다른 착시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대 경제학과 홍기택(洪起澤) 교수는 “전 분기 대비 통계도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으면 전년 동기 대비 통계보다 자의적 요소가 가미될 가능성이 크다”며 “두 기준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최근에는 이들 기준을 함께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GDP 통계를 만드는 한국은행은 1999년부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함께 계절 조정을 통한 전기 대비 성장률 통계도 발표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통계 관련 내용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을 적극 활용하겠다…”=이 부총리는 “언론을 통해 국민과 시장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정책 배경과 효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환경을 갖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언론과의 ‘긴장 관계’가 두드러졌던 현 정부의 ‘언론관’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앞으로 주기적으로 정책 이슈에 대해 기자들과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부총리는 “기자들과 세미나를 갖는 것은 국민과 시장에 정부가 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언론과의 관계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며 불필요한 해석을 경계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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