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천誌 “中기업에 투자 위험 각오해야”

  • 입력 2004년 6월 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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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추가 기업공개(IPO)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 전문 격주간지인 ‘포천’ 최근호가 보도했다.

포천은 “중국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 기업에 투자하면 고위험(하이 리스크)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봇물을 이룬 중국 기업들의 IPO는 홍콩과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중국의 최대 생명보험회사인 ‘차이나 라이프’는 작년 12월 뉴욕 증시에서 그해 세계 최대 규모인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의 IPO에 성공했다. 중국의 작은 채소 수출업체인 ‘차이나 그린 홀딩스’도 올해 초 IPO로 당초 예상보다 1600배나 많은 자금을 모았다. 이조차도 앞으로 진행될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IPO에 비하면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많은 국제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이 올해 270억달러의 IPO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감사원이 올해 1월 30일 차이나 라이프의 횡령 및 회계 부정에 대해 발표하면서 ‘중국 열기’는 급속히 식어갔다. 미국의 증권회사인 브리지워터캐피털의 IPO 전문가 톰 톨리는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회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나 라이프 회계 부정 사태의 여파로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SMIC의 주가는 뉴욕 증시 상장 첫날인 3월 18일 종가가 당일 시초가(始初價) 대비 9% 떨어졌다. 중국의 유일한 민간 은행인 민성은행도 조만간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지만 그동안 IPO를 수차례 연기하는 진통을 겪어야 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중국과 관련된 기업 9곳 중 1곳은 홍콩과 뉴욕 증권 시장에서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문제들에 무감각한 것으로 비치고 있다. 최근 런민은행이 정부 소유 은행들을 개혁하기 위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부는 최대주주로서의 지배력을 버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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