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1조760억 낭비…관리 운용 소홀 8231억 미회수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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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을 관리하는 정부투자기관들의 허술한 업무처리와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부실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1조원 이상의 국고가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03년 6월부터 10월까지 재정경제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등을 대상으로 ‘공적자금 관리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의 관리 운용 소홀로 8231억원,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금융기관의 방만 경영에 따른 추가투입분 2529억원 등 총 1조760억원의 공적자금이 잘못 관리돼 국민부담이 가중됐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자산관리공사는 부실채권 매각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는 바람에 외국투자회사에 727억원의 부실채권 관리수수료를 과다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산관리공사는 특히 산하 부실채권정리기금에 들어있던 부실채권을 아주 헐값에 사들여 이를 시장에 되파는 방법으로 3558억원의 이득을 올렸으나 국고에 환원하지 않고 회사수입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적자금 지원을 받은 일부 금융사는 최고 135%까지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무이자 또는 저리의 주택자금 융자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001년 4월부터 2003년 6월까지 투입된 공적자금 27조7000억원과 회수된 공적자금 37조5000억원의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부실기업 채무의 과다 감축 1194억원 △허술한 공적자금 회수약정체결에 따른 손실 1008억원 △외국투자회사에 대한 과다 수수료 지급 727억원 △부실채권 헐값 매각에 따른 손실 371억원을 밝혀냈다.

감사원은 또 공적자금 지원을 받은 부실 금융사의 은닉 재산 1273억원어치를 찾아내 회수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예금보험공사 37건 △자산관리공사 25건 △금융감독원 11건 △금융감독위원회 4건의 잘못을 적발하고 문책 3명, 인사통보 5명, 수사 및 고발 6건 등의 조치를 내렸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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