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토요일이 더 바빠요”

  • 입력 2004년 5월 9일 17시 37분


팀 빌딩 연수 과정에 참여한 국민은행 직원들이 토요일인 8일 자신들이 일하는 은행 지점이 처한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민은행
팀 빌딩 연수 과정에 참여한 국민은행 직원들이 토요일인 8일 자신들이 일하는 은행 지점이 처한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함께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민은행
국민은행 황순찬 홍제역 지점장은 토요일인 8일 오후를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이 은행 연수원에서 보냈다. ‘영업점 품질관리과정’ 강의가 토요일마다 열리기 때문이다.

영업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업무가 없는 토요일을 이용해 직원들의 노동 생산성을 높이려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됐지만 많은 은행원이 황금과 같은 주말을 가족이 아닌 동료 직원들과 함께 보내는 것.

국민은행의 영업점 품질관리과정 연수에는 개인금융지점장 906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점장들은 지점을 잘 경영하는 경험을 서로 나누고 선진 경영기법을 배운다.

국민은행은 또 ‘팀 빌딩’이나 ‘경영스킬’을 주제로 주말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한 지점 직원 모두가 모여 지점의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는 팀 빌딩 과정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93개 지점에서 1650명이 참가했다.

황 지점장은 “무한경쟁에서 이기려면 스스로 자기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주말을 반납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2002년 12월 서울은행을 합병한 하나은행은 토요일을 조직 통합과 재교육의 시간으로 자주 사용한다. 각 지역본부나 사업본부, 은행 차원에서 단합대회나 연수활동을 하는 것.

그러나 이현진 옛 서울은행 노조 정책부장은 “은행 합병 이후 토요일을 편하게 쉰 직원이 거의 없다”며 “진정 생산성을 높이려면 적당한 휴식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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