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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5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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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국가 경제정책을 다뤘던 거시적 안목을 바탕으로 기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기획, 재무 등의 일을 맡고 있다. 과거에는 재무부 출신 관료가 이른바 ‘낙하산’ 방식으로 일터를 옮기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이 필요에 의해 젊은 관료를 영입하는 것.
▽삼성이 가장 적극적=재경부 공무원의 재계 진출 붐에 신호탄을 쏜 사람은 삼성전자 주우식 전무. 그는 재경부 경제정책국의 지역경제과장으로 일하다 1999년 삼성전자로 옮겼다.
주 전무는 금융정책과 거시경제정책 등을 다룬 경험과 뛰어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투자자관계(IR) 담당 임원으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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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는 주 전무 이후 젊은 사무관과 서기관을 대거 영입했다.
LG전자는 99년 세제실에서 근무하던 박종호 서기관을 상무로 영입했다.
SK텔레콤은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위해 2000년 은행제도과 차진석 서기관을 상무로 영입했다.
장관 비서관을 지낸 이현승 사무관은 AT커니(컨설팅) 메릴린치를 거쳐 GE코리아로 옮겼으며 최근 전무가 됐다.
이 밖에도 벤처기업과 외국 금융회사 등에 새 둥지를 튼 재경부 공무원이 적지 않다.
▽폭넓은 안목이 경쟁력=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CEO) 또는 핵심 임원이 되기 전까지는 국내외 경제상황과 산업 흐름 등 폭넓은 시각에서 현안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재경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무관이나 서기관으로 10년 넘게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시적 안목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GE코리아 이현승 전무는 “기업에서는 자기가 맡은 분야만 보지만 재경부에서는 거시적 요소와 미시적 요소를 함께 보며 큰 그림을 그리고 대응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기업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은 업무와 관련해 정부와 협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경부 출신은 상대적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어 일처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 왜 삼성으로 몰리는 것일까?
전직 재경부 사무관은 “재경부에서 과장 국장을 바라보는 처지에서 직장을 옮기려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삼성그룹이 금전적인 측면에서 보상 수준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 재계로 진출한 재정경제부 관료 | ||
| 기업 | 이름 | 현직책 |
| 삼성전자 | 주우식 | IR팀장(전무) |
| 삼성생명 | 곽상용 | 재무전략팀장(상무) |
| 조부관 | 경리파트 부장 | |
| 송성욱 | 재무기획파트 부장 | |
| 삼성증권 | 방영민 | 전략기획실 상무 |
| 삼성금융연구소 | 이상묵 | 정책연구실장(상무) |
| LG전자 | 박종호 | 금융팀장(상무) |
| SK텔레콤 | 차진석 | 모네타 사업본부장(상무) |
| GE코리아 | 이현승 | 전무(한국투자 총괄) |
| 코람코 | 정준호 | 부사장 |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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