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4월 1일 18시 0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지난해 10월 분양된 경기 부천시 소사동 주공그린빌아파트(총 1104가구) 계약자들은 1일 “이달 중순이 기한인 첫번째 중도금을 마련하려고 최근 주공이 연결해준 국민은행에 중도금 대출을 신청했으나 신청자의 40∼50%가량이 대출을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주공아파트 계약자들이 집단적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신용보증기금을 합병해 출범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는 데 필요한 주택금융신용보증서를 끊어주지 않는 데다 주공측이 계약자들의 중도금 대출에 대해서 연대보증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소득, 재산, 금융거래 실적 등을 근거로 대출 신청자의 신용등급을 10개 등급으로 나눈 뒤 1∼6등급에 대해서만 신용보증서를 떼주고 있다. 그전에는 7, 8등급을 받은 사람에게도 신용보증서를 발급했다.
그 결과 일용직 근로자, 프리랜서는 물론 소득이 낮은 일부 자영업자와 정규 근로자들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주택신보의 대출 보증이 부실화되면서 올해 예산 편성 때 보증 재원이 지난해보다 훨씬 적게 배정돼 보증서 발급을 엄격히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신용보증서가 없어도 건설업체가 연대보증을 서주면 중도금을 신용대출 형태로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주공측은 “개인 채무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을 서지 않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은행 주공 주택금융공사 등 관련 회사들이 각자 버티는 사이 중도금을 마련할 길이 막힌 서민층 실수요자들은 자칫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분양된 4300여가구 주공아파트들의 중도금 납입기일이 속속 다가오면서 이번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도 있다. 주공은 올해 총 75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김범환 소사주공그린빌 계약자협의회장은 “국민은행 등 은행 세 곳에 알아보니 주공이 보증을 서거나 만일의 경우 채권 확보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하면 신용불량자 이외의 모든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대출을 해주겠다고 한다”면서 “주공에 이런 내용을 알렸으나 이렇다 할 대답이 없다”고 말했다.
| 주공 분양 아파트(작년 10월 중순 이후) | ||
| 아파트 | 분양일 | 총 가구 수 |
| 부천 소사 | 2003년 10월 6일 | 1104가구 |
| 고양 풍동 | 2003년 11월 12일 | 1270가구 |
| 용인 동백 | 2003년 12월 9일 | 1088가구 |
| 부산 안락 | 2003년 11월 6일 | 1884가구 |
| 주공아파트의 첫번째의 중도금 납입기일은 보통 계약 후 6~7개월 뒤임. | ||
이철용기자 lc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