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은 ‘공공의 적’?

  • 입력 2004년 3월 30일 14시 52분


삼성전자 주식의 주가 비중이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짐에 따라 증시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부장은 30일 보고서 '한국 주식시장의 잃어버린 15년을 찾아서'에서 "시가총액 상위 30개 상장기업이 전체 시가총액(거래소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말 50.74%에서 지난해 말 70.99%로 확대돼 '부의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 중심에 위치한 삼성전자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3.31이던 1989년 3월31일에 4만1000원이던 삼성전자 주식이 지수가 863.95에 머문 이달 26일에는 54만5000원으로 13배 이상 비싸지면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것.

정 부장은 "이런 이유로 증시에서는 골고루 분배돼야 할 유동성을 삼성전자가 독식하고 있다는 시각과 함께 삼성전자를 '공공의 적(敵)'으로까지 간주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1990년 초와 지난해 말 현재 주식가격대별 기업수를 비교한 결과, 중간가격대(2만원 이상~4만원 미만)에 속했던 기업 주식이 대부분 저가주로 떨어지고 액면가 이하의 초저가주도 전체의 30%를 넘어섰다"며 "한국 증시는 중간층이 두터운 항아리모양에서 중간층이 완전 몰락한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감자(減資), 액면 분할, 무상 증자 등과 같은 변수를 제외하고 주가(수정주가)를 계산하면 주식 1주당 평균가격이 1990년 초 15만3166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1만5182원으로 떨어졌고, 이 기간 주가가 오른 기업은 22.7%에 불과했다"며 "일반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떠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