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장세… 투자 역발상 ”…어제 19P하락 불구 매수공세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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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업실적이다.’

경기 상승세 둔화와 테러위협 등으로 미국 증시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 뮤추얼펀드에선 자금 인출 움직임도 보인다. 특히 한국시장과 관련이 깊은 이머징마켓펀드는 최근 2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22일 대만증시는 총통선거이후 매도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7% 가까이 폭락했다.

한국증시도 불안한 해외증시의 여파로 19포인트 급락했다. 하지만 발 빠른 일부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은 이날 각각 1870억원, 424억원가량 순매수하는 적극 공세를 펼쳤다.

이들이 ‘역발상’의 매매 패턴을 보인 이유는 1·4분기(1∼3월)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예상을 웃도는 기업실적)’를 확신하면서 ‘싼값에 미리 사두는’ 매매전략을 구사했다.

▽기업실적,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미국 기업실적 조사업체 퍼스트콜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의 1·4분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작년 10월 13%에서 이달에는 15%로 높아졌다.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추세는 미국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증권이 분석한 120개 상장사의 1·4분기 EPS 증가율 전망치는 작년 10월 20.6%에서 36.8%로 높아졌다. 이들의 영업이익은 11조4190억원, 순이익은 8조6400억여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투자증권도 141개 주요 상장사의 1·4분기 순이익은 8조7700억여원으로 직전 분기의 4조8300억여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1·4분기 추정실적은 또 한 차례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기록될 전망. 주요 증권사들은 1·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3조원대 중후반으로 추정했다. 이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보인 작년 4·4분기의 2조63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 센터장은 “1·4분기보다는 2·4분기와 3·4분기의 실적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 국내외의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은 한국 기업의 실적개선 추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적장세 투자요령=기업들의 1·4분기 실적발표는 4월 중순 이후 피크를 이룬다. 실적투자 요령은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타이밍을 포착해 미리 사고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다가 정작 실적이 공개되면 ‘재료의 소멸’로 주가는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개별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알려지기 시작하는 3월 말∼4월 초중순(프리 어닝 시즌)을 잘 활용하라는 것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작년 2·4분기 이후 프리 어닝 시즌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6%에 이르렀다”며 “이 기간 중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低價) 매수의 기회로 삼아라”고 조언했다.

동원증권 김광열 기업분석팀장은 “실적발표일에 주식을 사면 ‘상투’를 잡을 확률이 높다”며 정보통신 및 반도체 철강 관련 기업에서 실적개선 종목을 미리 사둘 것을 권했다.


주요 상장기업 1·4분기(1~3월) 실적 추정치
기업영업이익순이익
금액(억원)증가율(%)금액(억원)증가율(%)
삼성전자31,981136.625,890129.5
SK텔레콤7,044-6.24,385-2.3
포스코10,02129.56,40336.6
한국전력6,09938.07,92143.0
KT6,529-9.94,024-58.1
현대자동차6,1600.55,07521.5
LG전자3,741-10.33,70796.3
삼성SDI1,75392.22,02848.6
SK(주)3,54228.32,750457.5
하이닉스1,851흑자전환1,501흑자전환
에쓰오일2,1324.31,27723.3
KT&G1,603-1.91,087-19.6
현대모비스1,61022.81,53418.3
기아자동차1,64636.11,4401.7
신세계1,50237.499243.9
주:전년 동기 대비 - 자료:대우증권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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