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식업계 ‘수렁속으로’…편의점에 밀려 4년간 매출 감소

  • 입력 2004년 3월 1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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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도전, 도시락업체의 약진 속에 일본 외식 업계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 주간지 ‘주간 다이아몬드’ 최근호에 따르면 편의점과 도시락업체에서 팔린 도시락과 주먹밥 등의 매출액이 2001년에 5조1144억엔(약 51조1440억원)에 달해 최근 10년간 갑절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스카이락, 맥도널드, 요시노야 등 외식업체 전체 매출액(10조2302억엔)의 절반에 이르는 위협적인 실적이다. 특히 외식업계는 97년 29조702억엔을 정점으로 4년 연속 시장 규모가 줄고 있어 심각한 위기감에 쌓여 있다.

이런 가운데 외식업체의 대표 주자인 일본 맥도널드홀딩스는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867억엔.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패스트푸드 매출액(6706억엔)에도 크게 못 미쳤다.

80년대 일본 외식업계를 제패했던 맥도널드가 이처럼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은 편의점과 고객층이 겹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맥도널드와 비슷한 장소에 있고 도시락 등 상품 가격도 햄버거 가격과 비슷하다. 이로 인해 편의점이 맥도널드 고객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풀이다.

외식업체의 고전은 맥도널드뿐만이 아니다. 쇠고기덮밥인 ‘규돈’을 전문적으로 팔던 요시노야도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정지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스카이락, 로열 등 패밀리 레스토랑은 최근 적자 결산에 시달리며 점포 수를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편의점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도시락 전문 체인점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락 체인 업체 ‘홋카홋카테이’에서 판매하고 있는 ‘프레나스’ 도시락 매출액은 2002년 1084억엔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17% 늘어난 규모다.

더 위협적인 도시락 체인 업체는 ‘오리진도슈’. 이 업체는 아직 매출 규모는 작지만 편의점을 의식적으로 겨냥해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과거 맥도널드 옆에 편의점이 점포를 열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도시락 업체가 편의점 옆에 점포를 열고 있는 것.

‘주간 다이아몬드’는 이처럼 신흥 세력이 약진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를 꼽았다. 토지가격이 거품경제 때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모자라는 중소업체도 전국 각지에 체인점을 개설해 대형 외식업체와 맞설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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