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넉달만에 최대증가…올 105조 만기도래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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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105조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2003년 말)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대출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가계대출은 지난달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만기도 갈수록 단기화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계대출 만기 단기화 심화=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년 만에 만기가 돌아오는 가계대출이 작년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 252조9000억원의 41.6%에 달했다. 이는 만기 1년 이하의 가계대출 비중이 35.3%였던 1년 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자금 대출의 1년 이하 만기 비중도 작년 말 현재 27.7%로 2002년 말의 18.7%보다 높아졌다. 김중회(金重會) 금감원 부원장은 “2001년과 2002년에 급증한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상당 액의 만기가 올해에 집중됐다”며 “은행들이 만기가 된 가계대출을 보통 1년 이하 등 일률적으로 연장하고 있어 특정 시점이 되면 다시 만기가 집중돼 금융시장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가계대출 만기 구조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은행들과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작년에 만기가 돌아온 가계 대출의 연장률이 88.3%에 이르고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반 고객은 만기 연장에 애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대출 부진 속 가계대출만 늘어=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254조9912억원으로 1월 말에 비해 2조6674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4조2594억원이 늘어난 작년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월 말 현재 154조6661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1790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31조3922억원으로 1월 말보다 4681억원이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232조6170억원으로 1조8324억원 증가에 그쳤다. 또 2월에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이 각각 5678억원과 4770억원의 순상환을 나타내는 등 기업들이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보다는 채무 상환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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