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 70만명 年內 구제키로…원금 사실상 감면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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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는 10일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다중(多重) 채무 신용불량자를 연말까지 70만명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개 금융기관에 빚을 진 신용불량자(137만명) 가운데 소액 연체자는 금융회사들이 자체 심사를 거쳐 일정기간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신용회복을 지원케 할 방침이다.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신용불량자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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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대책에는 ‘성실하게 빚을 갚는’이란 전제는 있지만 신용불량자의 원리금을 사실상 감면하는 내용이 포함돼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재경부는 연말까지 다중 채무 신용불량자(235만명) 가운데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20만명 △다중채무자 공동 채권 추심 프로그램을 통해 10만명 △‘배드뱅크’를 통해 40만명 등 모두 70만명을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별 금융회사의 지원을 받는 소액연체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만명의 신용불량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배드뱅크는 ‘채무액이 5000만원 미만이고 연체기간이 3개월(또는 6개월) 이상’인 다중채무자에 대해 원금의 3%를 먼저 납부하면 장기저리(최장 8년, 연리 6% 정도)로 신규 자금을 대출해줘 빚을 갚도록 한 뒤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어준다.

:배드뱅크(bad bank):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지고 있는 신용불량자들의 빚을 처리하기 위한 기구. 받아내기 힘든 채권만을 따로 모아 관리하는 회사라고 해서 이렇게 불린다. 이번에 만드는 배드뱅크는 은행과 카드사, 서울보증보험, 자산관리공사 등이 공동출자해 5월경 설립될 예정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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