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계약자몫 2조원 주주몫으로 배정

  • 입력 2004년 3월 5일 23시 29분


코멘트
삼성생명이 2조원 내외로 추정되는 배당보험 계약자 몫의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을 주주 몫으로 회계 처리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03회계연도 말(2004년 3월 말) 기준으로 배당보험 계약자에게 돌아가야 할 투자유가증권 평가이익 중 약 1조7000억∼2조2000억원을 주주 몫으로 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위는 삼성생명에 시정조치를 내리는 한편 배당보험 이익배분 기준안에 대해 논의, 26일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보험사는 매년 새로 발생하는 투자유가증권 평가손익을 해당 연도의 계약자와 주주간 배분 비율에 따라 나눠야 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투자 시점부터 해당 연도까지의 평가손익 누적액 전체를 매년 새로 바뀌는 계약자와 주주간 배분 비율에 따라 계산해 왔다.

최근 무배당보험 상품은 늘고 배당보험 상품은 줄어들면서 계약자 지분은 줄고 주주 지분은 늘고 있다. 삼성생명처럼 평가이익 누적액 전체를 매년 새 지분 비율에 따라 나누면 기존 배당상품 계약자의 몫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국내 생보사들의 평가손익 처리 방법이 서로 다르고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관행적으로 비슷한 방식을 써왔다”고 반박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생보사 상장 방안 마련 과정에서 회사마다 다른 처리 방식이 드러났는데도 금감원이 미리 손질하지 않았다”며 금감원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