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퇴출 주의보’…자본잠식 기업 위기감 고조

  • 입력 2004년 3월 4일 19시 04분


코스닥시장에 ‘퇴출 비상’이 걸렸다. 12월 결산법인의 2003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3월 30일)을 앞두고 실적 부진으로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등록기업들이 ‘퇴출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

특히 회계감사와 자본잠식 등의 퇴출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자본잠식으로 퇴출 위기=4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맥시스템, 엠바이엔, 아이트리플 등 3개사가 “자체 결산 결과 전액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됐다”며 자진공시를 냈다. 이들 종목은 현재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등록기업의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 결과 전액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되면 시장에서 즉시 퇴출된다. 또 자본잠식률이 2년 연속 50% 이상을 넘어도 퇴출 사유가 된다.

2002년 사업보고서 제출 결과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등록기업은 도원텔레콤, 현대멀티캡, 리더컴, 서울신용평가, 서울이동통신 등이다. 이 중 서울이동통신은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현재 매매가 중단됐다.

아이빌소프트, 제이스텍 등 12개 업체도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들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30일까지 감자나 증자를 통해 자본 잠식을 해결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그동안 대부분 자구책을 마련해 퇴출 위기를 벗어났지만 올해는 증자 등이 어려워지면서 퇴출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엠바이엔은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한 유상증자가 최근 무산되면서 전액자본잠식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세지는 감시의 눈초리=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대주주의 회사자금 횡령이나 분식회계 등이 잇따르면서 회계감사의 강도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으로 ‘부적정’ ‘의견거절’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 등을 받을 경우 등록이 즉시 취소된다. 감사의견으로 퇴출된 기업은 2002년 3개사, 2003년 8개사였다. 올해는 회계 감사가 강화되고 회계 부정이 늘어나면서 20여개사가 회계 감사의견으로 퇴출 판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회계법인의 회계사는 “등록기업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쁜 데다 부실 감사에 대한 책임도 커져 회계가 불투명한 기업은 긍정적인 감사 의견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 임박하면 문제가 있는 기업들의 보고서가 몰리는 관행을 볼 때 기한이 다가올수록 감사의견에서 퇴출 판정을 받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본잠식 관련 코스닥종목
구분투자 유의종목
자본전액잠식맥시스템, 엠바이엔, 아이트리플
자본잠식률 50% 이상 2년 연속서울이동통신
2002년도 자본잠식률 50% 이상도원텔레콤, 현대멀티캡, 리더컴, 서울신용평가
2003년도 자본잠식률 50% 이상오리엔텍, 아이빌소프트, 유펄스, 무한투자, 한아시스템, 호스텍글로벌, 제이스텍, 프로칩스, 세넥스테크, 가산전자, 한국스템셀, 이지클럽
자료:코스닥증권시장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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