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억이상 정예고객만 전문가 자산관리 맞춤서비스

  • 입력 2004년 2월 22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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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고객을 엄선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미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씨티은행이 전 세계의 부유층 고객을 잡기 위해 내걸고 있는 원칙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씨티은행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이런 원칙에서 나오는 프라이빗뱅킹(PB·고급 고객에 대한 일괄서비스)과 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력 때문이다.

▽소수 우량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씨티은행은 2001년 11월부터 자산 2억원 이상인 고객에게 ‘씨티골드’라는 이름의 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이 서비스를 받으려면 우선 전담 직원의 까다로운 질문 공세를 견뎌내야 한다. 다양한 설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재무상태와 투자성향에 대한 진단을 받는다.

이어 전문가와 함께 은퇴 이후까지의 생애설계를 하고 여기에 따라 장기, 중기, 단기 투자목표를 세운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에 돈을 넣을지는 그 뒤에 결정된다.

씨티은행의 전국 12개 지점은 예금과 대출을 해 주는 일반 은행 지점과는 달리 부유층 고객과 상담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전체 자산이 50억원을 넘거나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초우량 고객은 지난해 1월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씨티그룹 프라이빗 뱅크(PB)’의 고객이 될 수 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31개 나라 90개 이상의 지점에서 2만여명의 고객이 ‘씨티그룹 PB’ 서비스를 받는다. 금융 전문가 1명당 고객은 5명이다.

‘씨티그룹 PB’ 관계자는 “관리하는 고객이 너무 많으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 법인도 담당 직원 1인당 관리 고객이 50명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객 자산관리(자산 배분과 포트폴리오 구성) 서비스에다 신용(부채) 관리 및 위험(환율 등 시장변동) 관리 등을 더해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추구한다.

▽잘 고른 펀드에 장기투자 유도=고객 자산관리를 해 주는 핵심적인 수단은 펀드. 전 세계의 펀드 운용사 가운데 삼성, LG투신운용 등 국내 펀드 2개사와 프랭클린템플턴, 세이에셋, 피델리티, 슈로더, 메릴린치 등 외국계 5개사의 펀드만 고객에게 추천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펀드 운용 철학과 매니저의 자질 등 ‘질적 기준’과 펀드수익률 재무상황 등 ‘양적 기준’을 엄격하게 고려해 국내외 책임자가 함께 결정한다”고 말했다.

우재룡(禹在龍)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이 자기 계열사 펀드가 최고라며 판매량의 90% 이상을 채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최소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점도 좋은 영업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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