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작년 6000억 적자…한일생명 인수 결의

  • 입력 2004년 2월 9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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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지난해 6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면서 합병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올해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9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4·4분기(10∼12월) 2297억원의 적자를 포함해 연간 61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국민은행이 적자를 낸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5년 만이며 2001년 9월 주택은행과 합병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국민카드 합병과 LG카드 지원에 따른 손실, 가계부문과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등으로 적자가 났다”면서 “충당금 적립 전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오히려 13.2% 늘어난 4조5315억원”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영업실적은 저조했지만 자산건전성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고정이하 부실여신(연체 3개월 이상) 비율은 3.59%로 지난해 9월 말의 4.84%보다 1.25%포인트 하락했다. 연체율도 9월 말 4.23%에서 3.22%로 1.01%포인트 낮아졌다.

한편 국민은행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한일생명을 인수키로 결의했다.

국민은행은 한일생명을 인수해 ‘KB생명’이라는 새로운 전문 보험회사로 바꾼 뒤 방카쉬랑스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8일 예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며 예보와 추가 협상을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중 설립 예정인 KB생명은 상품 개발과 자산운용 등에만 전념하고 상품 판매는 국민은행이 맡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생명은 전문화를 통해 보험 수수료를 낮추고 은행은 고객의 욕구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 회사의 경영진은 한일생명 인수 본 계약 체결 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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