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DVD]DVD + 밸런타인데이 =“핑크빛 속으로”

  • 입력 2004년 2월 9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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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깨어 문 초콜릿의 달콤 쌉싸래한 맛처럼 밸런타인데이가 있는 2월은 왠지 연인이나 부부가 로맨틱해지고 싶어 하는 시기다. 살면서 상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말로 전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이럴 때 애인이나 배우자와 DVD 영화를 함께 보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보는 것은 어떨까. DVD는 영화 본편과 함께 감독 배우의 해설, ‘연예가 중계’ 뺨치는 인터뷰와 뒷얘기까지 제공해 재미를 더한다. 은은한 향의 와인 한 잔을 곁들여 DVD로 밸런타인데이를 ‘공략’해보자.》

밸런타인데이, DVD로 색다른 분위기 연출하기

▽춤추는 대연애선? 권태기는 없다=30대 중반인 고교 동기 K는 결혼 7년차. 늘 늦는 귀가시간 때문에 집안 살림과 맞벌이로 바쁜 아내와 대화가 별로 없었다. 사랑이나 사는 게 모두 권태로워진 이들은 ‘물랑루즈 특별판(SE)’과 ‘더티 댄싱 소장판(CE)’ DVD를 우연히 보게 됐다.

춤과 노래가 가득한 DVD를 보면서 남편 K가 아내에게 “연애시절처럼 우리 춤 한번 춰보자”고 제안해 거실에서 속옷차림으로 춤을 췄다. 서로의 몸을 포개 블루스의 느린 템포로 스킨십을 느끼며 관계개선에 성공했다고 한다.

댄싱 영화 DVD는 인기가 높은 편. 음악과 춤이 가득해 다시 봐도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30, 40대 부부에겐 추억의 춤 영화로 잊혀진 연애감정을 되살려보는 것도 좋다.

이달 발매된 ‘시카고’ DVD는 탭댄스와 재즈 선율이 가득한 춤으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존 트래볼타, 올리비아 뉴턴 존의 ‘그리스’와 ‘토요일 밤의 열기’ DVD는 뜨거운 열기의 디스코를 뿜어낸다.

1960년대 복고풍이 물씬 풍기는 ‘다운 위드 러브 SE’에서는 르네 젤위거와 이완 맥그리거의 노래와 춤 솜씨가 일품. DVD에는 이 커플이 영화에서 춤추고 노래한 장면을 따로 보여주는데, 그리 난이도가 높지 않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큐피드의 DVD를 가슴에 관통시켜라?=사랑을 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상대방의 사랑을 확인하는 프러포즈.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연인이나 결혼 단계로 발전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퇴짜를 맞는 게 대부분이다.

DVD 영화를 함께 보면서 최적의 프러포즈 분위기를 잡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렌디피티’는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 DVD에는 뉴욕의 세렌디피티 과자점과 실외 스케이트장 등 현장스케치가 담겨 있다.

32세 노처녀의 눈물겨운 사랑을 다룬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는 주인공이 쓴 일기가 담겨져 싱글의 아픔을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보여준다. ‘유브 갓 메일’ ‘접속’ ‘웨딩 싱어’ ‘웨딩 플래너’ ‘25살의 키스’ 같은 영화는 도시인들의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의미 있는 일인지를 증명해주는 교과서다. 아마 가장 대표적으로 ‘버벅거리는’ 사랑을 담은 영화가 바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일 것이다.

연애도 그렇지만 결혼으로 가는 길은 더욱 험할지도 모른다. 남남으로 자란 청춘이 결혼에 이르는 것은 문화가 다른 가문의 결합이기도 하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사랑과 결혼의 문화충돌을 담아낸 잔잔한 감동의 코미디. 실제 경험을 대본으로 쓰고 주연을 맡은 툴라 역의 니아 바르달로스의 음성해설은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들려준다. 가슴 떨리는 순백색 달콤한 사랑은 ‘4월 이야기’, 스릴러보다 더 철저하게 사랑을 쟁취하는 영화로는 ‘라 빠르망’을 꼽을 수 있다. 요새 아줌마들 사이에는 ‘스캔들-남녀상열지사’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널 떠나고 싶어, 날 놔줘!=생각을 바꾸자. 무미건조한 연인관계, 깨버리고 싶어도 용기가 나지 않을 때 DVD는 도우미가 되기도 한다. 문소리 주연의 ‘바람난 가족’이 강력 추천작.

사랑 그 자체의 가벼움을 잘 그려냈고, 특히 DVD에 수록된 임상수 감독과 영화평론가 황진미씨의 해설은 웬만한 연인이나 부부관계를 온통 뒤흔들 만큼 입담이 거칠다.

영화 찍을 땐 연인 사이였다가 DVD 해설을 할 때는 이미 깨지고 만 휴 그랜트와 샌드라 불럭. 이들은 자신들이 주연한 ‘투 윅스 노티스’가 로맨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즉흥적으로 진행된 DVD 음성해설에선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것처럼 서로를 헐뜯는다.

‘파 프롬 헤븐’이나 ‘디 아워스’ ‘세크리터리’ ‘도그빌’처럼 유별난 사랑과 방황을 다룬 영화, 제목부터 확실한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도 추천할 만하다. 한국영화로는 ‘사랑은 확실히 변덕스러운 것’이라고 증명해준 ‘봄날은 간다’를 골라 볼 만하다.

아예 확실하게 ‘엽기’ 영화를 보여주는 것도 방법.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 감독의 ‘고무인간의 최후’나 스턴트맨 9명의 온갖 지저분하고 파렴치한 짓거리를 담은 ‘잭 애스 SE’는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엄청난 충격과 자극을 주는 보기 드문 DVD다.

▽수학자도 못 푸는 섹스와 사랑의 방정식=남녀의 성 문제와 사랑, 우정은 인류의 등장 이후 지금까지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20대 싱글의 섹스에 대한 불안과 사랑을 섹시 코미디로 풀어낸 프랑스 영화 ‘섹시 보이즈’ DVD. ‘거시기’의 크기보다는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웃음 속에 담아 전달한다. 주인공들이 우정과 사랑에서 혼란을 겪는 ‘키핑 더 페이스’와 ‘체이싱 아미’. 코믹하면서도 진실에 다가가려고 고뇌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10년여간 이탈리아와 일본을 오가며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냉정과 열정 사이’는 자존심과 사랑으로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유하 감독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섹스-사랑-결혼이 따로 공존할 수 있다는 가상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20대 말 싱글의 사랑관을 담은 ‘싱글즈’에는 장진영 엄정화 김주혁 등 3인의 코멘터리가 실려 이들의 발랄 진솔한 연애관까지 들을 수 있다.

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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