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증권 장점만 골랐어요"…'퓨전형 금융상품’ 봇물

  • 입력 2004년 2월 2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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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도 바꿔라=삼성증권이 지난달 14일 선보인 삼성SMA는 보름 동안 2430개 계좌가 만들어지며 13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상품은 은행 보통예금 통장의 편리성에 연 3%대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을 덧붙인 것. 삼성SMA 계좌에 들어오는 돈은 곧바로 MMF에 투자되고, 돈을 인출할 때도 당일 바로 찾을 수 있다. 제휴를 한 우리은행 계좌에 들어오는 월급 등도 곧바로 MMF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처럼 수수료 없이 수시 입출금 및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 이 계좌를 만든 김모씨(30)는 “월급이 금리 0∼0.5% 수준인 보통예금 통장에 들어 있는 것이 불만이던 차에 이 돈을 자동으로 MMF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적금 붓다가 사망해도 만기계약금 준다’=랜드마크 투신운용이 개발한 ‘1억 만들기 주식투자신탁(적립식)’은 주식형펀드와 보험을 섞어놓은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해 매달 적금식으로 돈을 넣다가 중도에 사망 등 상해를 입을 경우 그때까지의 적립금과 만기 적금목표액과의 차이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목표로 돈을 붓다가 5000만원 불입시점에 사망할 경우 나머지 5000만원을 보험금으로 준다는 것.

이 상품엔 지난달 19일 발매 이후 국민은행 창구를 통해 150억여원이 몰렸다. 3∼10년 이내 정액 적립식 가입자로 신규 가입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면 보험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품이 적립금의 90%가량을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형 펀드란 점에서 안정성향의 투자자들은 가입할 때 좀 신중할 필요도 있다.

▽그칠 줄 모르는 퓨전경쟁=복합상품 개발 추세는 방카쉬랑스 시행과 함께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영역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1월 초 굿모닝신한증권과 제휴해 은행통장과 증권거래를 통합시킨 ‘조흥은행 FNA’ 상품을 내놨다. 계좌를 따로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는 동시에 은행과 증권사에서 얻는 마일리지를 공동 적립, 혜택을 몰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

기업은행의 ‘fine캐쉬백 통장’은 SK와 손잡고 예금 이자나 거래실적을 OK캐쉬백 마일리지로 쌓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가 작년 11월 삼성생명과 함께 내놓은 ‘닥터콜 암 보험’은 카드와 보험상품을 결합시킨 일종의 ‘카드쉬랑스’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안에 소규모 증권사 점포를 설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을 올해 말까지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 김인응 재테크팀장은 “향후 금융회사의 수익경쟁은 종합자산관리 업무가 승부처”라며 “이를 염두에 둔 ‘퓨전상품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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