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국내 10대 트렌드]고용없는 성장…국토공간 재편

  • 입력 2004년 1월 7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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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은 4%대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그 과실을 맛보는 사람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되고 수출과 내수, 정보기술(IT) 산업과 전통산업의 경기 양극화도 더욱 가중되기 때문. 또 부동산과 가계신용 등 경제 전반에 걸친 거품이 줄어들면서 이에 따른 진통이 계속되며 총선을 맞아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발표한 ‘2004년 국내 10대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는 4%대 성장이 전망되지만 두 자릿수의 증가율이 예상되는 수출과 달리 소비와 설비투자는 가계 거품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IT 산업은 12% 성장하는 반면 비(非)IT 산업은 3% 성장에 그쳐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침체가 계속되면서 ‘빅3의 법칙’으로 표현되던 각 산업의 3강 구도가 붕괴되고 1위 업체와 2, 3위 업체간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IT 산업만 호황을 누림에 따라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청년실업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률, 고용부진,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채무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된다. 이에 따라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한계상황에 처한 대출자들이 신용불량자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자금사정도 악화되면서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치 사회 변화와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는 대선자금 수사와 특검이 진행되면서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4·15총선까지는 정치권의 혼돈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선 이후에는 새로운 정치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됐다. 북핵 문제로 인한 국가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우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총선 이후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고 사회복지, 환경을 둘러싼 갈등 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4월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고 연간 2조3000억원의 물류비 절감이 기대된다.

올해 디지털의 충격은 영상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의 디지털화, 통신의 광대역화에 따라 고품질 영상서비스 보급이 본격화되고 고화질, 대형TV 시장과 휴대기기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것.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통신사업자와 방송의 일대 격돌도 예상된다.

소비문화에서는 웰빙 열풍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건강과 환경을 표방하는 제품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 것으로 전망됐다.

리스크와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지구 온난화, 엘니뇨 등 기상이변과 매년 반복되는 질병, 국가 차원의 위기관리시스템 미비로 작은 사고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정부와 기업은 위기관리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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