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드지원 엇갈린 반응…"문제 안돼" "이미지 악영향"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7시 46분


코멘트
삼성전자 주가가 18일 오랜 부진을 털고 크게 상승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45만원대를 회복하는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1.36% 오른 44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4일부터 18일까지 하루만 제외하고 계속됐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도 이날 멈췄다.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두 회사 합병 후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자 부담에 따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 가까이 상승하면서 정보기술(IT)주들이 크게 오른 것도 외국인들이 다시 삼성전자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영주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외국인들에게 삼성전자의 증자 참여 소식은 ‘차라리 시원하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면서 “시장은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원을 이미 예상해왔으며 최근 삼성전자 주가 부진은 이런 우려를 이미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에 대한 보유 지분(각각 56%, 75%)을 감안했을 때 1조원 증자시 삼성전자가 감당해야 할 비중을 55∼75%로 추산했다.

증자부담금 5500억∼7500억원은 삼성전자의 현금자산 7조1000억원(올 9월 말 기준)의 8∼11%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회사의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증자에 참여할 경우 기존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의 부담은 감소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보유현금을 계열사 증자 참여와 같은 비핵심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왜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낮게 평가받고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JP모건증권은 “증자 참여가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겠지만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해치고 추가 지원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