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시리즈'개발 정도상사장 “원어민발음 가르치는 데 한계"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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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마스 때 자녀에게 ‘정확한 영어발음’을 선물해 보세요.”

언어과학 정도상(鄭道祥·43·사진) 사장은 자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닥터 스피킹’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대단하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언어학을 공부하고 1991년부터 5년간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유학하며 우랄어를 전공하고 영어 독일어에도 정통한 언어학자라는 배경이 그 뒤에 숨어 있다.

학생들은 한국어가 우랄알타이어 계열이라는 것을 교과과정에서 배우지만 정작 한국에는 우랄어 전공자가 한 명도 없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관련 지식을 소프트웨어에 쏟아 붓고 있다.

서울대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딴 뒤 문자·언어처리 전문 벤처기업인 언어과학(www.eoneo.co.kr)에 입사해 지난해부터는 대표이사로서 직접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의 영어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어 벤처기업으로는 적지 않은 돈인 30억원을 투자해 ‘닥터 시리즈’를 만들었다.

“원어민 강사는 아무리 영어를 잘 해도 한국인의 발음 특성을 모르기 때문에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어 ‘ㅂ’과 ‘ㅍ’발음을 모르는 상태에서 ‘p’ 발음을 가르치다 보니 무조건 따라하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그는 한국인이 틀리게 발음하는 유형을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 분석했다. 발음을 하면 음성분석을 통해 얼마나 정확한지 그리고 어디가 잘못됐는지를 보여 주는 것.

정 사장은 “프로그램을 자녀에게 선물한 모 대학 교수가 아이의 영어실력이 늘자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줘 고맙다’고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며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국내 영어교육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언어과학은 문자·언어처리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2000년 장영실상과 2001년 대한민국 특허기술 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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