具회장 ㈜LG지분 전량 담보 제공…채권단 "카드 정상화안되면 처분"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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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이 LG카드 정상화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그룹지주회사 ㈜LG의 지분 전량을 채권은행단에 담보로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단은 LG카드에 대해 2조원을 신규 지원하는 대신 내년 3월 말까지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 LG카드를 해외에 곧바로 매각하기로 했다.

또 해외 매각시 대주주의 경영부실 책임을 물어 담보로 잡은 구 회장의 ㈜LG 지분을 처분하기로 했다.

LG그룹은 20일 “LG카드가 채권단으로부터 2조원을 지원받기 위해 ㈜LG의 구 회장 개인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현재 ㈜LG 지분 5.46%(1448만2617주)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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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의 고위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내년 3월 말까지 LG카드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구 회장의 경영권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며 “채권단이 구 회장 지분의 임의처분권을 받아 놓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또 구 회장 외에 LG그룹 특수 관계인들의 일부 지분도 담보로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등 8개 은행으로 구성된 LG카드 채권단은 구 회장의 추가 담보 제공 약속에 따라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신규자금 2조원 지원을 위한 분담액을 확정했다.

은행별 지원액은 △농협 5140억원 △국민은행 4370억원 △산업은행 2878억원 △우리은행 2463억원 △기업은행 1686억원 △하나은행 1297억원 △신한은행 1136억원 △조흥은행 1030억원이다.

채권단은 신규지원자금의 경우 한도거래방식(지원 한도액 내에서 필요시 자금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지원하고 금리는 연 7.5% 수준으로 책정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21일 LG카드에 대한 지원방안과 상환조건, 담보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측은 당초 구 회장이 가진 LG카드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비쳤으나 채권단은 금융계열사 지분의 담보가치가 크게 떨어져 있는 점을 들어 지주회사을 지분을 담보로 제공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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