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총재, 네팔서 구조조정 ‘훈수’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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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중앙은행이 한국의 구조조정 경험을 배우기 위해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금융감독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 담당자들을 초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자산관리공사가 중국 대만 몽골 등의 요청에 따라 현지를 방문해 ‘구조조정 강의’를 한 적은 있었지만 한은 총재와 금감위 직원까지 초청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금감위 유재훈 사무관은 12일 “네팔 중앙은행의 초청을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네팔 정부가 ‘모든 경비를 부담할 테니 꼭 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수차례 전할 정도로 의지가 강해서 초청에 응하게 됐다”고 밝혔다.

초청을 받은 이병래(李丙來) 금감위 시장조사과장과 최범(崔范) 자산관리공사 해외사업팀장은 12일(현지시간) 네팔 중앙은행 주최로 열린 ‘부실자산 처리에 관한 워크숍’에서 금융구조조정과 부실자산처리 기법을 설명하고 네팔 관계자들과 토의를 가졌다.

박 총재도 이날 워크숍에서 개회사를 통해 “후발자는 선발자의 경험을 배우고 모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압축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학렬(金學烈) 한은 국제협력실장은 “네팔 중앙은행 총재가 6월 한은이 주최한 금융구조조정 워크숍에 참석한 뒤 꾸준히 박 총재에게 네팔을 방문해 구조조정 경험을 설명해주기를 요청했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비슷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은 설탕 목재 시멘트 등 국영 및 민간 기업들이 최근 부실화되면서 부실기업 정리가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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