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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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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수원시 권선구 소재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제8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농업예산 10%’ 공약을 지켜달라는 한 농민의 질문을 받고 “대통령이 됐을 때 공약 중 일부는 빨리 잊어야 일할 수 있다는데 10% 공약은 오늘 싹 지워버리자”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 때 박홍수 한국농어민후계자연합회장이 나에게 자꾸 윽박질러서 (표가) 떨어질까봐 ‘예’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된 뒤에 아무리 맞춰 봐도 10%를 따라잡으려면 전체 예산이 늘어나게 돼 아주 기이한 예산이 될 것 같았다”며 “이번에 119조원 규모의 투융자계획을 중장기재정에 어렵게 반영했는데도 10%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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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늦춰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FTA는 깃발을 안 꺼냈으면 몰라도 기왕 국제적으로 협약을 조인해 놓고 비준 단계에서 깨면 앞으로 우리가 여러 나라와 FTA나 대외약속을 할 때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FTA 비준을 앞두고 농어촌지원특별법도 만들고 농민 부채경감도 나란히 가는데 FTA를 미루면 신뢰가 깨진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농업경쟁력 측면에서 농민들이 기존 사고와 방법대로 그대로 살게 하는 방법은 없다”면서 “내가 큰소리친다고 한국농업이 살아나지 않지만 내 임기 동안 농민이 가는 길에 확신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 쌀 지키기 서명 요청을 받고 “이거 대통령이 정책에 반대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농담을 건넨 뒤 직접 서명을 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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