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브랜드 중심경영은 기업생존 전략이다"

  • 입력 2003년 10월 17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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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비즈니스를 움직이는 힘/스콧 데이비스 외 지음 김형남 옮김/403쪽 2만3000원 청림출판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면 수익 증대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경영자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저자는 브랜드가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을 개념적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기업 경영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하는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영자를 위해 이 책을 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브랜드 중심 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성공 사례와 함께 서술되어 있다. 바로 이 점이 여느 브랜드 책과 구별되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첫 번째 화두는 브랜드라는 것이 전사(全史)적인 이슈라는 점, 즉 브랜드가 단순히 마케팅 부서 혹은 브랜드 담당자만의 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최고경영자(CEO)가 최종적인 브랜드 책임자이자 소위 브랜드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브랜드 구축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비록 CEO가 브랜드 약속을 지킨다고 해도, 브랜드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전략, 관리, 자금, 인사, R&D 등을 담당하는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들 고위 경영진은 브랜드 경영에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시적이고 명확하게 브랜드를 지지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결국 브랜드 전략은 비즈니스 전략과 연결되어야 한다.

둘째, 저자는 ‘브랜드 운용(Brand Operationalizing)’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브랜드 운용이란 모든 사원이 브랜드와 브랜드 약속을 지지하는 의미로 서로 협력하며 일관성 있게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고객들과 투자자들이 언제나 만족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면서 기뻐할 수 있도록 보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가 고객과 사원을 비롯해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만나는 ‘브랜드 접점’을 관리해야 한다. 브랜드 경영을 광고나 홍보 활동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 예컨대 웹사이트, 소책자, 쿠폰 및 판촉, 매장의 제품 진열, 대리점, 판매원, 대금 청구, 고객서비스 등에서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끝으로 이 책에서는 기업을 브랜드 중심으로 조직하기 위해 브랜드 성과 측정 시스템과 브랜드 기반 문화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평가되지 않으면 관리되지도 않는다는 주장처럼 브랜드 접점과 관련된 각종 지표들, 예컨대 브랜드 인지, 신뢰성, 만족, 충성도 등을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원들이 브랜드나 회사에 대한 공감대와 자부심을 느껴 브랜드의 열정적인 대변자로 변화시키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지속적인 사원 교육과 회사 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을 브랜드에 동화시켜야 한다.

브랜드 경영에 대한 막연한 개념과 실제적인 운영 방법간의 간격을 확실히 메워 줄 수 있는 책이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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