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주가 폭락 ‘블랙먼데이’…16원 떨어져 1달러 1151원

  • 입력 2003년 9월 2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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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약세-엔화 강세의 여파로 22일 달러당 원화환율이 3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원화가치 상승)했다.

또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가도 급락해 종합주가지수 72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원화 강세는 내수침체로 인해 홀로 경제 성장을 받쳐온 수출의 가격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 하반기 한국경제 회복 가능성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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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부터 급락해 전날보다 16.8원이 내린 달러당 1151.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000년 11월 17일의 1141.8원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 급락은 지난주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 열린 서방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가 일본 통화당국의 시장개입을 견제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또 서울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관련주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9일보다 33.36포인트(4.46%)나 떨어진 714.89로 장을 마감했다. 8월 13일(713.08) 이후 한 달여 만에 710선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2.34포인트(4.84%) 급락한 46.03으로 장을 마감해 5월 23일(45.63)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려났다.

종합주가지수의 하락폭은 작년 10월 10일(35.90포인트 하락), 하락률은 작년 12월 30일(4.47% 하락) 이후 가장 컸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708개에 이르러 하락종목수가 올 들어 세 번째로 많았다.

22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각국 시장에서도 G7 회의의 여파로 달러에 대한 각국 통화가치가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111.37엔까지 떨어졌다가 2000년 12월 27일(112.36) 이후 최저치인 112.41엔에 마감했다. 닛케이평균주가도 지난주 말보다 463.32엔이나 떨어진 10,475.10엔으로 거래를 끝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원-달러 환율 급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한도를 높이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 당국자는 “이번 환율 급락이 한국 경제 내부의 외환 수급 때문이 아니라 엔-달러 환율 하락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용인할 수 없다”며 “외평채 한도 2조8000억원과 한국은행 자금 등을 이용해 대처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국회 승인을 통해 외평채 한도를 증액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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