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불법 정치자금 주지 않겠다”

  • 입력 2003년 9월 5일 18시 24분


코멘트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재계 인사들이 5일 기업의 부패 방지를 다짐하는 결의문을 읽고 있다. -이훈구기자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 재계 인사들이 5일 기업의 부패 방지를 다짐하는 결의문을 읽고 있다. -이훈구기자
재계가 부당한 정치자금 제공 중단 등을 뼈대로 하는 ‘탈(脫)정치·반(反)부패’ 선언을 채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전경련 회관에서 현명관(玄明官) 부회장과 200여 회원사 대표 및 윤리경영담당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법에 규정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당한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정경유착과 뇌물제공의 원천을 차단하겠다”고 결의했다.

전경련은 이날 열린 ‘윤리·정도경영 확산을 위한 기업 내 부패방지 특별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8개항의 ‘기업 내 부패방지를 위한 우리의 다짐’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동안 재계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있지만 ‘반부패’와 관련해 포괄적인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SK 비자금 사건 등에 따라 악화된 국민들의 반(反)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한편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고 있는 ‘투명경영’ ‘윤리경영’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결의문을 통해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기업 내 윤리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엄격한 회계관리와 공정한 기업정보 제공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키로 했다.

또 접대비 사용한도와 사용명세 등을 철저히 점검하는 등 관련법과 제도를 엄격히 준수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 이해 관계자의 경조사 및 선물 등에 관한 세부기준을 명문화해 부정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전경련은 이 같은 결의사항이 실천될 수 있도록 기업윤리위원회, 기업윤리실무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해 이행사항을 점검하기로 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