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정통부장관, "하나로 외자유치 바람직"발언 파문

  • 입력 2003년 8월 20일 15시 20분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주주들의 갈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하나로통신에 대해 "외자유치가 바람직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진 장관은 최근 한 인터넷 뉴스서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가 신인도를 생각한다면 하나로통신은 외자유치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어 "하나로통신 문제는 주주들이 판단해야 할 사안이며 정통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진 장관의 발언은 그 동안 내심 외자유치를 지지해온 그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진 장관이 아직 스톡옵션을 정리 하지 않은 삼성전자가 하나로통신의 3대 주주로 있는데다, 삼성전자는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LG그룹의 유상증자안을 반대하고 외자유치안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 자칫 진장관의 '친정 챙기기'로 비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외자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 자체로만 볼때 바람직한 발언일 수는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 진 장관의 발언은 매우 시의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로통신은 대주주들 사이의 갈등으로 당장 필요한 자금 5000억원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7월초 AIG로 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기로 확정했으나 1대 주주인 LG그룹의 반대로 이사회에서 부결됐고, LG그룹이 제시한 유상증자안은 한 달 뒤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반대로 무산됐다.

진 장관은 7월 하나로통신이 확정지은 외자유치안을 무산시킨 데 대해 LG그룹 통신사업총괄 정홍식(鄭弘植) 사장을 나무란 것으로 확인 됐으나 정통부는 "이 일은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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