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번 하나로통신 신임사장 "돈에는 색깔이 없다"

  • 입력 2003년 8월 6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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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통신이 지배구조가 괜찮은 회사라는 증거다.”

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하나로통신 윤창번(尹敞繁·사진) 사장은 LG그룹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주주사들의 이해(利害) 관계 때문에 한달 사이에 외자유치안과 유상증자안이 모두 부결된 것에 대해 이렇게 해석했다.

윤 사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대주주들 때문에 당장 필요한 자금이 수혈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그러나 1대 주주가 전횡할 수 없는 지금의 주주구성은 잘만 운영하면 KT 못지않은 우수한 지배구조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5000억원 확보가 물거품이 된 데 대해 그는 “LG 삼성 SK 등 주주사가 인수하기로 한 3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면 하나로통신의 자체 수익과 함께 올해 상환해야 하는 부채 3560억원은 막을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단기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주주들의 화합에 금이 가지 않는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증자안 부결로 자금난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온 하나로통신. 하나로통신 경영권 확보로 통신 3강에 진입하려는 LG그룹의 유상증자안, LG 견제를 위해 삼성전자 SK텔레콤이 주장하는 외자유치안 중 어느 것이 하나로통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고 윤 사장에게 물었다.

그는 “돈에는 색깔이 없다. 증자든 외자든 하나로통신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이면 된다”며 “이는 주주들이 결정할 사안이니 관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로통신이 정상화돼야만 KT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유선통신 시장이 정부가 원하는 경쟁체제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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