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없는 주가 650선"…소수 대형주에 매수 몰려

  • 입력 2003년 7월 23일 18시 27분


코멘트
주부 윤모씨(53)는 요즘 시세판을 들여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증시는 올랐다는데 삼성전자 등 주가가 뛴 블루칩 주식은 가격이 부담스럽고 저가의 중소형주에 눈을 돌리자니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다. 눈에 띄는 테마나 ‘미인주(美人株)’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와 지표상 실제 지수와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매수세가 소수 대형주에만 몰리는 증시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증시전문가들은 실제 종합주가지수와 체감지수가 최소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삼성전자와 5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제외하면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650선 수준”이라며 삼성전자의 독주현상을 지적했다.

동원증권도 이날 “삼성전자 주를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현재 지수는 660선”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약해 이런 차별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6월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50.99포인트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의 상승기여도는 28포인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승종목 수보다 하락종목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상승종목과 하락종목 수의 비율을 나타낸 ADR(Advanced Decline Ratio)가 1 미만으로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이 대형주 매매를 겁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상승추세에 있는 대형주는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하락하더라도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

중소형주의 경우 그동안 하락폭이 컸거나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면서도 시장의 관심을 덜 받았던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대신증권은 단기 낙폭과대주로 휴맥스 심텍 이루넷 옥션 한양이엔지 등을 꼽았다. 중기적으로는 하반기 경기회복을 전제로 유통주 등 경기 민감주를 제안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기존의 보유종목은 일단 갖고 있되 신규투자는 고객예탁금 유출이 멈추는 등 최소한의 매수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