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굿모닝'입니다" 상호에 '굿모닝' 업체들 고민

  • 입력 2003년 7월 22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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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비슷한 것도 죄인가요.’

사기 분양업체인 ‘굿모닝시티’가 연일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요즘 크게 기분이 상한 사람들이 있다. 상호에 ‘굿모닝’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업체의 운영자들.

상호에 ‘굿모닝’을 사용하는 업체는 서울에서만 대략 400개. 증권사, 부동산중개업소, 정수기 판매, 약국, 치킨집, 가스설비시공, 이삿짐센터, 택배업체, 건강식품 판매업체 등 업종도 그야말로 다양하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도기권 대표는 고민 끝에 21일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굿모닝시티와 비슷한 이름 때문에 회사의 신뢰도와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보도에서 굿모닝시티를 ‘굿모닝’으로 줄여 쓰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업종에서나 회사 규모에서나 굿모닝시티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중소규모 업체 대표들도 “손님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우리 업체를 굿모닝시티와 관련지어 말을 건넬 때마다 짜증스럽다”고 토로했다.

‘굿모닝 ○○’라는 상호의 통신판매업체 대표 지모씨(45·서울 서초구)는 “전화로 새로운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굿모닝입니다’라고 인사하면 십중팔구 사람들이 ‘이상한 곳 아니냐’며 경계하는 태도를 보여 요즘 신경이 날카롭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한달 전 ‘굿모닝 부동산’을 개업한 문모씨(61)는 아예 간판을 바꿔 달아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문씨는 “남이 운영하던 부동산의 상호를 그대로 받아 개업했는데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업소를 소개하면 ‘굿모닝시티’와 어떤 관계인지 물어와 심히 불쾌하다”며 “당장 상호를 바꾸고 싶지만 간판 값이 만만치 않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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