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비준 반대 농민시위 고속도 체증 몸살

  • 입력 2003년 6월 2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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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농민대회에 참석하려던 전국의 농민들이 20일 트럭 등을 몰고 상경하면서 도로 점거와 서행 시위 등을 벌여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가 일부 마비되는 등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농민과 농축협 조합원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 농민대회를 열고 국회에 한-칠레 FTA 비준안 처리 반대를 촉구했다.

이날 대회는 당초 전국 97개 시군에서 모두 1만여명이 차량을 몰고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원천 봉쇄로 일부만 참석했다.

전농은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열고 “정부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등 또 다른 시장개방 협정으로 농업을 파탄시키고 있다”며 “FTA 협정 비준안이 통과되면 30일 대규모 농민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전농은 집회 후 예정됐던 언론사 항의 방문은 총파업 전까지 미루고 오후 6시30분 자진 해산했으며 전국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우고 경찰과 대치했던 농민들도 오후 6시 대부분 해산했다.

그러나 집회가 끝날 무렵 퇴근 차량과 주말 나들이 차량들이 쏟아져 나와 서울 여의도 일대를 비롯한 주변 도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이날 오전 11시반부터 경남 진주시 남해고속도로 문산 인터체인지(IC)와 인근 진주터널 주변, 구마고속도로 창녕 IC, 88고속도로 거창 IC 등 경남지역 20여곳에서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는 전농 소속 농민들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이 대치, 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남지역 농민 4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전남 나주시 농민회 소속 50여명도 낮 12시경 전남 장성군 백양사 휴게소 인근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1, 2차로에 차량 50여대를 세워둔 채 3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해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전북 정읍과 김제시, 완주군 농민회 소속 농민 차량 300여대도 오전부터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시속 10∼20km의 속도로 서행했다.

전농 경북도연맹 산하 13개 시군 농민 1000여명도 오전 9시부터 화물차를 몰고 각 지역별로 경부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며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전농 충북연맹 소속 농민 40여명도 오전 11시20분경 진천군 이월면 신월리 중부고속도로 진천IC입구(통영기점 286km)에서 상하행선을 점거하고 연좌농성을 벌여 통행이 30여분간 중단됐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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