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빚 2조4000억 출자전환

  • 입력 2003년 6월 17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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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SK글로벌 채권단 회의에 참석한 채권기관 대표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이종승기자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SK글로벌 채권단 회의에 참석한 채권기관 대표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이종승기자
SK글로벌에 대한 채권단의 채무조정안이 최종 확정돼 SK글로벌이 경영정상화의 길을 밟게 됐다. 그러나 SK㈜의 1대 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은 SK글로벌 지원안을 반대하며 최태원(崔泰源) SK㈜ 회장,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 김창근(金昌根) SK㈜ 사장 등 3명의 이사직 사퇴를 요구해 SK글로벌의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SK글로벌 채권단은 17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80%(채권액 기준) 이상의 동의를 얻어 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2조4000억원을, SK㈜는 8500억원을 출자전환(부채를 자본금으로 바꾸는 것)해 SK글로벌의 자본잠식(4조4000억원)을 해소하기로 했다. SK글로벌은 자기자본 약 2000억원의 우량회사로 바뀐다.

이와 함께 SK글로벌은 SK㈜와 SK텔레콤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2007년까지 연간 영업현금흐름(EBITDA·법인세와 이자 및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영업이익)을 4358억원으로 높이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했다.

한편 소버린자산운용은 SK글로벌 지원안을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최 회장, 손 회장, 김 사장 등 3명의 이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소버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SK㈜에 주주와 종업원,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면서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이들 3명의 이사가 SK㈜ 이사회에서 자진사퇴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소버린은 이어서 “이들 3명의 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한 회사의 신뢰도는 손상될 것이며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수행하고 금융지원을 받는데도 어려움을 줄 것”이라면서 “SK㈜ 이사회는 SK그룹의 해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버린은 “최근 SK㈜를 둘러싼 사건은 회사의 건실한 영업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자금이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유용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3명의 SK㈜ 이사에 대한 유죄 판결은 SK㈜가 새로운 경영진을 조속히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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