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되는 최 회장의 경영권=채권단은 담보로 잡고 있는 최 회장의 전 계열사 지분 가운데 경영권 유지에 꼭 필요한 SK C&C(44.5%) 주식을 제외한 모든 주식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또 SK C&C의 지분도 2007년까지 담보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어서 최 회장의 경영권은 상당부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SK글로벌 사태 과정에서 불거진 SK텔레콤 등 계열사의 독자경영 움직임 등이 커지면서 계열사간 느슨한 형태의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SK㈜의 이사회도 이날 지원안을 승인하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단호하고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회사측에 강하게 요구했다.
▽정상화의 장애물들=SK㈜의 외국인 주주와 노조 등이 계획하고 있는 ‘줄소송’도 문제지만 아직까지 지분보유 기간 등 법규정에 묶여 대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던 소버린도 지분 취득 6개월이 지나는 8월 말 이후에는 사외이사 파견요구 등 다양한 경영참여 요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글로벌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의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이 SK글로벌 쪽으로 옮겨가는 시도에 대해 계열사 이사회나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SK글로벌 회생 어떻게 진행될까=SK그룹측은 최대 쟁점이던 SK㈜의 출자전환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17일로 예정된 채권단협의회에서 75% 이상의 동의가 나오면 채권단과 SK글로벌 회생방안에 대한 최종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SK㈜는 SK글로벌에 대한 국내 매출채권 가운데 85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해외 매출채권은 모두 탕감한다. 또 채권단에 약속한 것처럼 그룹 계열사의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SK글로벌의 EBITDA(법인세와 이자 및 감가상각비 차감 이전의 영업이익)를 연평균 4358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SK글로벌은 계열사들의 ‘매출 몰아주기’ 등을 통해 SK글로벌이 5년 동안 정보통신 부문에서 3067억원, 에너지 758억원, 상사 533억원 등 평균 4358억원을 창출해 빚을 갚을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조정계획이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제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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